피난구유도등의 표시면 색상별 유효인지거리 평가

Evaluation of the Maximum Cognitive Distance per Exit Sign Lighting Colour

Article information

Fire Sci. Eng.. 2023;37(1):70-75
Publication date (electronic) : 2023 February 28
doi : https://doi.org/10.7731/KIFSE.dccba0a5
오륜석, 배영훈*, 최준호**,
부경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교수
Research Professor,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 Foundation, Pukyong Nat’l Univ
* 부경대학교 지능형 화재안전기술 및 행동과학 연구소 연구교수
* Research Professor, Research Institute for Intelligent Fire Safety Technology and Human Behavioural Science, Pukyoung Nat’l Univ
** 부경대학교 건축⋅소방공학부 교수
** Professor, Division of Architectural and Fire Protection Engineering, Pukyong Nat’l Univ
Corresponding Author, TEL: +82-51-629-7830, FAX: +82-51-629-7078, E-Mail: jchoi@pknu.ac.kr
Received 2023 January 18; Revised 2023 January 30; Accepted 2023 February 1.

Abstract

유도등은 피난자에게 피난완료지점으로 통하는 방향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알려줌으로써 피난소요시간을 단축한다. 유도등이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가 피난자에게 쉽게 인지될수록 경로선택에 소요되는 시간, 잘못된 방향으로 이동할 확률 등이 감소한다. 본 연구에서는 표시면 색상을 이용하여 유도등의 인지성능을 향상시킬 방법을 모색하였다. 가시광선 영역에 있는 7가지 색상(적색, 주황색, 황색, 녹색, 청색, 군청색, 보라색)을 대상으로 최대인지거리를 측정하였으며 이를 기반으로 인지성능이 가장 뛰어난 표시면 색상을 도출하였다. 그 결과, 적색, 청색, 군청색 및 보라색이 국내 유도등 관련 기준 NFSC 303에서 제시하고 있는 녹색보다 최대인지거리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보이지는 못하였다.

Trans Abstract

Exit sign lightings shorten evacuation time by informing evacuees of the direction to a safe area . As the information included in the exit sign lighting is easily recognized by evacuees, the time required for route choice and probability of moving in the wrong direction are reduced. In this study, we examined a method to improve cognitive performance using the exit sign lighting color. The maximum cognitive distance was measured for seven colors (red, orange, yellow, green, blue, navy, and purple) in the visible region, from which the exit sign lighting color with the best cognitive performance was derived. The red, blue, navy, and purple have longer maximum cognitive distance than green, which is mainly used in Korea. However, there are no statistically significant differences.

1. 서 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평면계획이 복잡하거나, 면적이 넓은 공간에서 사전지식이 없는 재실자가 출구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선행연구(1)에 의하면 올바른 경로를 알고 있는 안내자 직접 피난자를 유도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비상상황에서는 건축물의 모든 위치에 안내자를 배치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대신에 적절한 위치에 유도등을 배치함으로써 그 역할을 대신하도록 설계하고 있다. 따라서, 유도등의 인지성능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관련 기준인 NFSC 303(2)에 의하면 녹색을 유도등 표시면 색상으로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녹색이 표시면으로 제정된 근거를 살펴보면 타당성이 의심된다(자세한 내용은 2.1절에서 설명하였음). 이에 본 연구에서는 유도등 표시면 색상의 변경을 통해 인지성능을 향상시킬 방안을 모색하였다.

1.2 연구의 방법 및 범위

본 연구에서는 실물실험을 통해 유도등 색상별 인지성능을 측정하였다. 유도등의 인지성능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최대인지거리(maximum cognitive distance)”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최대인지거리는 유도등 표시면의 그래픽 심볼의 형태를 식별하지 못하는 위치까지의 거리를 뜻한다. 또한, 유도등의 색상을 변경할 때, 배경색을 백색으로 고정하고 표시면 색만을 변경하였다.

그리고 다양한 종류의 유도등 중에서 피난구유도등만을 고려하였다(이후 유도등이라 칭하는 것은 피난구유도등을 의미함).

2. 유도등 표시면 색상의 타당성

2.1 국내외 관련 기준 분석

소방청 고시 「유도등 및 유도표지의 화재안전기준(NFSC 303)」(2)에 의하면, 배경색은 백색, 표시면색은 녹색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눈이 암순응을 할 때, 가장 밝게 보이는 색상이 청록색 계열이 되는 푸르키네 현상(Purkinje phenomenon)(3)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피난상황이 어두운 곳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푸르키네 현상을 녹색의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미국(4)의 경우에는 유도등 색상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으나, 녹색과 적색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유도등 색상에 관한 ISO 기준에도 표시면색을 녹색을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해당 ISO 기준은 일본에 의해 제안되었다. 제안될 당시에 녹색은 안전을 뜻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근거로 녹색이 ISO 기준으로 채택된 것이다(5).

유도등 색상에 관한 국내외 기준을 분석한 결과, 공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녹색이 선정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또한, 색채론 관점에서 녹색보다 명시성이나 주목성이 뛰어난 색상이 다수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녹색보다 인지성능이 뛰어난 표시면 색상이 존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가설을 수립하여 본 연구를 진행하였다.

2.2 국내외 선행연구 분석

다수의 연구자들이 유도등 표시면의 색상 변화를 통해 인지성능을 향상시키고자 하였다. Nilsson 등(6)은 유도등의 back-lit 조명 옆에 추가로 점멸등을 설치하고 이 점멸등의 광원 종류와 표시면 색상(적색, 황색, 녹색, 청색)에 따른 경로선택특성을 분석하였다. 실험 결과에 의하면 녹색 점멸등은 실험참가자가 “출발” 또는 “안전”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 때문에 유도등 표시면 색으로 사용하기에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였다.

Kinateder 등(7)은 VR실험을 통해 6가지 색상(적색, 황색, 녹색, 청색, 분홍색, 백색)을 대상으로 인지성능을 측정하였다. 또한, Kim(8)은 실물실험을 통해 6가지 색상(적색, 녹색, 청색, 주황색, 황색, 녹황색)의 인지성능을 측정하였다. 그러나 Kinateder 등과 Kim은 유도등 그래픽 심볼 형태를 적용하지 않고 색상만을 비교하였기 때문에 본 논문의 내용과 비교가 무의미하다.

Oh와 Choi(9)는 VR실험을 통해 유도등의 표시면색과 배경색의 조합을 고려하여 총 27가지 색조합을 대상으로 인지성능을 측정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인지성능을 정량화하기 위하여 “반응시간”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실험참가자에게 유도등 이미지를 제시한 후에 유도등을 인지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사전에 교육한 키보드 조작을 이용해 응답하도록 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즉, 유도등 이미지가 제시된 순간부터 키보드를 누르는 순간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반응시간으로 정한 것이다. 해당 실험의 결과에 의하면 국내에서 널리 사용하고 있는 녹색 표시면, 백색 배경색의 색조합의 반응시간이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와 본 연구의 실험대상지가 동일하기 때문에 연구결과를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4.2절에 기술하였다.

Olander 등(10)은 유도등 표시면색, 유도등 옆에 추가로 설치한 점멸등 유무, 픽토그램 모양의 조합 등에 따른 행동유도성을 분석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녹색 표시면의 유도등과 적색 점멸등을 함께 사용할 때 행동 유도성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연구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대부분 녹색 표시면색, 백색 배경색의 색조합(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색조합)의 인지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과반수의 연구가 4가지 이하의 소수의 색상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유도등 표시면 색상의 변화를 통해 현재 상용하고 있는 녹색보다 인지성능이 뛰어난 색상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가시광선 영역을 대표하는 7가지 색상을 대상으로 인지성능을 측정하였다.

3. 유도등 표시면 색상에 따른 최대인지거리 측정 방법

3.1 실험방법 및 절차

유도등 표시면 색상별 최대인지거리를 측정하기 위하여 실물실험을 실시하였다. 실험참가자에게 7가지 색상의 유도등을 차례대로 제시한다. 그러면 실험참가자는 유도등으로부터 3 m 떨어진 지점에서부터 유도등의 그래픽 심볼이 식별되지 않는 위치까지 이동한다. 실험참가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멈춘 지점에서부터 유도등까지의 직선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최대인지거리로 정의하였다. 유도등으로부터 먼 지점에서 출발하여 유도등 쪽으로 이동하면서 최대인지거리를 측정할 수도 있지만, 실험참가자가 스스로 최적 위치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출발 위치에 따른 실험 결과의 차이가 보정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최대인지거리가 길수록 유도등의 인지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하였다. 절차에 대한 설명을 Figure 1에 요약하였다.

Figure 1

Overview of the experiment: (A) Floor plan of the experiment; (B) Actual appearance of the experiment site; (C) Composition of exit sign lighting (Film-reflector-backlight).

유도등 색상이 제시되는 순서는 무작위이다. 또한, 유도등 그래픽 심볼의 식별 여부에 대한 기준은 실험참가자의 판단에 의존하였다. 해당 내용에 대한 기준을 정의하는 것은 뇌인지 분석과 같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본 연구의 목적은 유도등 표시면 색상 간의 비교에 큰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에 뇌인지 분석 수준의 분석이 요구되지 않는다. 수집한 데이터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여 최대인지거리가 가장 긴 색상을 찾고 해당 색상이 다른 색상과 비교하였을 때,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였다.

3.2 실험 대상지 및 참가자

실험장소의 형태와 규모는 Figure 1을 통해 알 수 있다. 해당 공간의 실내조도 평균은 약 195.6 lux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실내조도의 차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건물 내부에 있는 창문을 모두 봉쇄하였다.

해당 실험에 참가자는 20대 남녀 32명이다(남자 22명, 여자 10명). 실험의 목적상 실험참가자의 시력이 중요한 변수이다. 따라서, 대한민국 20대 평균 시력 범위(0.68)(11)에 해당하는 사람만 실험에 참가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색맹 검사책을 이용하여 색맹이 있는 사람은 실험에서 제외하였다.

본 실험은 소속 기관의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은 후에 실시되었다.

3.3 유도등 표시면 색상 분류

본 실험에서는 표시면의 가로 길이 210 mm, 세로 길이 230 mm인 유도등을 사용하였다. 유도등은 바닥으로부터 유도등 하단부까지의 거리가 2,300 mm 높이에 설치하였다. 유도등은 SIEMENS사의 LEC-2A 모델을 사용하였으며, 색상을 변경할 수 있도록 표시면 필름을 특수제작 하였다. 각 색상별 색상(hue), 채도(saturation), 명도(brightness) 값과 휘도값을 Table 1에 정리하였다. Table 1에 있는 유도등 사진은 실제 실험에 사용된 유도등의 사진이다. 유도등 필름을 제작할 때 배경색의 색상값을 동일하게 설정하여 제작하였으나, Table 1의 내용을 보면 휘도값이 다르게 측정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유도등에 포함되어 있는 확산판에 의해 표시면색이 배경색의 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Specifications of Exit Signs used in the Experiment

4. 유도등 표시면 색상별 최대인지거리 분석

4.1 표시면 색상별 최대인지거리

실험참가자 32명의 실험결과를 상자그림(box and whisker plot)을 이용하여 정리하였다(Figure 2). 상자그림을 통해 최대인지거리의 평균, 최댓값, 최솟값, 1사분위수 및 3사분위수, 이상치 등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

Figure 2

Maximum cognitive distance per safety colour of exit sign lightings (The graphs were drawn based on the data before removing the ourliers).

분석 결과에 의하면 군청색(navy)의 최대인지거리 평균이 23.53 m로 가장 길게 나타났다. 반면에 황색(yellow) 유도등의 최대인지거리 평균은 15.76 m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군청색 유도등의 최대인지거리 평균은 현재 널리 사용되고 있는 녹색(green) 유도등보다 약 1.06 m (4.7%) 정도 긴 것으로 나타났다.

유도등 표시면 색상별 최대인지거리 평균의 차이가 의미있는 차이를 나타내는지 분석하기 위하여 일원배치 분산분석(one-way ANOVA)을 실시하였다.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실시하기 전에 실험데이터의 이상치를 제거하여 분석결과의 신뢰도를 향상시켰다. 또한, 집단별로 왜도(skewness)와 첨도(kurtosis)를 확인하여 정규성을 만족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일원배치 분산분석의 결과를 Table 2에 정리하였으며, 요인별 표본수가 동일하고, 요인(유도등 표시면 색상) 간의 차이를 면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Duncan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해당 결과를 토대로 결론을 도출하였다.

Mean Difference of Maximum Cognitive Distance per Safety Colour of Exit Sign Lighting

유도등 표시면색별 최대인지거리 평균을 비교하였을 때, 적색(red), 군청색(navy), 청색(blue) 및 보라색(purple) 유도등의 최대인지거리 평균이 녹색(green) 유도등의 최대인지거리 평균보다 약 1.0 m 정도 길게 나타난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일원배치 분산분석 결과에 의하면 황색 유도등을 제외한 나머지 적색, 황적색, 녹색, 청색, 군청색 및 보라색 유도등의 최대인지거리 평균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의확률 0.05를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이다. 따라서, 녹색 표시면의 유도등과 유사한 수준의 인지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표시면 색상(적색, 황적색, 청색, 군청색 및 보라색)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4.2 선행연구결과와의 비교

2.2절에서 언급하였던 선행연구들(7,8,10)은 대부분 녹색 표시면과 백색 배경을 사용한 유도등의 인지성능(선호도, 행동유도성 등)이 뛰어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는 선행연구의 결과와 차이를 보인다. 본 연구의 결과에 의하면 적색, 청색, 군청색 및 보라색 표시면의 유도등이 녹색 표시면의 유도등보다 인지성능(최대인지거리)이 약 4%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4% 정도의 차이는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는 아니다. 그러나, 최대인지거리의 차이로 계산해보면 약 1 m 정도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즉, 적색, 청색, 군청색 또는 보라색 표시면의 유도등이 녹색 표시면의 유도등보다 약 1 m 정도 먼 거리에서 인지가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선행연구의 결과와 차이를 보인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실험 방법을 분석하였다. 선행연구에서는 기존의 유도등(녹색 표시면, 백색 바탕면)과 개량된 유도등(표시면 색 변경, 별도의 점멸등을 추가 등)을 1:1로 비교하는 방식으로 선호도를 측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었다. 이로 인해 “유도등은 녹색”이라는 고정관념이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유도등을 포함한 7가지의 유도등에 대한 최대인지거리를 각각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즉, 선행연구에서는 상대적 비교, 본 연구에서는 절대적 비교를 통해 인지성능을 평가한 것이다.

본 연구의 실험에서는 실험참가자들이 유도등 표시면의 내용을 식별하는 것에 집중을 하였기 때문에 “유도등은 녹색”이라는 고정관념이 개입할 기회가 크게 감소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로 인해 실험참가자의 고정관념에 영향을 받지 않고 표시면 색상에 따른 유도등의 명시성을 측정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녹색보다 인지성능이 높은 색상을 도출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Oh와 Choi(9)의 연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유도등 그래픽 심볼 색조합별 반응시간을 분석한 결과, 기존 유도등의 그래픽 심볼 색조합(녹색 표시면, 백색 바탕면)의 인지성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와 동일하게 절대적 비교 방법을 사용하였지만 연구 결과에서 차이를 보였다. 선행연구(9)의 실험대상지는 본 연구의 실험대상지와 동일하기 때문에 두 연구를 심도있게 비교⋅분석해볼 가치가 있다.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알아보기 위하여 두 연구의 실험 방법을 분석하였다. 선행연구(9)에서는 반응시간(reaction time)을, 본 연구에서는 최대인지거리를 척도로 유도등의 인지성능을 정량화하였다.

반응시간이란, 유도등 이미지가 실험참가자에게 제시한 순간부터 실험참가자가 의사결정을 내리고 별도의 조작을 통해 응답을 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의미한다. 즉, 반응시간을 통해 유도등 색상이 정보전달 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며, 그 결과, 기존 유도등 색조합일 때, 실험참가자들에게 가장 빠르게 유도등으로 인식되는 것으로 분석된 것이다.

반면에 본 연구에서 사용한 최대인지거리는 유도등 그래픽 심볼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는 최대이격거리를 의미한다. 즉, 유도등의 유효인지범위를 분석할 때 최대인지거리를 사용하며, 그 결과, 적색, 청색, 군청색 또는 보라색 표시면의 유도등이 기존의 유도등보다 멀리서 인지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시 말해, 인지성능을 정량화하는 척도의 종류에 따라 실험결과가 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선행연구(9)와 본 연구는 종속변수 이외에도 VR실험과 실물실험이라는 실험방법의 차이도 존재한다. 실험 환경에 따른 실재감의 차이가 연구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소방청고시 「유도등의 형식승인 및 제품검사의 기술기준」(12)에 의하면 “피난구유도등은 직선거리 30 m의 위치에서 피난유도표시에 대한 식별이 가능하여야 한다”라는 내용만으로 유도등에 요구되는 성능을 표현하고 있다. 유도등이 실제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주목성(attractiveness), 가시성(visibility) 및 행동유도성(affordance) 등 다양한 성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선행연구와 본 연구의 실험방법 및 결과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유도등의 인지성능을 정량화하기 위한 척도의 종류에 따라 연구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인지성능 최적화를 위한 유도등 디자인 도출에 관한 추후 연구를 진행할 때는 독립변수와 마찬가지로 종속변수도 신중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5. 결 론

본 연구에서는 유도등의 인지성능을 향상시킬수 있는 표시면 색상을 도출하기 위해 실물실험을 실시하였다. 실물실험에서는 피난구유도등 표시면 색상별(적색, 황적색, 황색, 녹색, 청색, 군청색 및 보라색) 최대인지거리를 평가하였다.

그 결과, 군청색(navy), 청색(blue), 보라색(purple) 및 적색(red) 표시면의 유도등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녹색 표시면의 유도등보다 최대인지거리가 0.85∼1.06 m (3.8∼4.7%) 정도 길게 나타났다. 그리고 표시면 색상별 최대인지거리의 차이가 유의미한지를 분석하기 위해 일원배치 분산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차이를 보이지는 않았다.

표시면 색상에 따른 유도등 인지성능을 분석한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유도등(녹색 표시면, 백색 바탕면)의 인지성능이 가장 뛰어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의 녹색보다 인지성능이 뛰어난 색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선행연구의 실험방법을 분석한 결과, 유도등의 인지성능을 정량화하기 위한 척도의 종류에 따라 실험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파악하였다. 이에 유사한 주제로 추가 연구를 계획할 시에 독립변수뿐만 아니라 종속변수 또한 체계적으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후 기

이 논문은 2019학년도 부경대학교 연구년[Ⅱ] 교원 지원사업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본 논문은 제 1저자의 학위논문(13)을 수정보완하여 작성되었음.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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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Oh R. S. A Evaluation on Perceptive Effects of Hue of Exit Sign Classified by Smoke Density and Maximum Visible Distance. Master's Thesis, Pukyong National University, Busan, South Korea 2016;

Article information Continued

Figure 1

Overview of the experiment: (A) Floor plan of the experiment; (B) Actual appearance of the experiment site; (C) Composition of exit sign lighting (Film-reflector-backlight).

Table 1

Specifications of Exit Signs used in the Experiment

Classification
Safety Colour (H-S-B) Red (340-90-95) Orange (31-99-91) Yellow (56-99-100) Green (173-57-72) Blue (207-99-77) Navy (251-100-83) Purple (319-99-64)
Background Colour (H-S-B) White (62-2-96)
Luminance (Safety Colour, Background Colour) 127.8, 601.3 215.7 613.2 348.2 638.5 265.4 624.8 188.5 562.4 43.3 510.3 78.6 488.2

H: Hue (°), S: Saturation (%), B: Brightness (%), Luminance (cd/m2)

Figure 2

Maximum cognitive distance per safety colour of exit sign lightings (The graphs were drawn based on the data before removing the ourliers).

Table 2

Mean Difference of Maximum Cognitive Distance per Safety Colour of Exit Sign Lighting

Safety Colour Number Mean (m) Standard Deviation (m) F (F-value) P (Probability Value) Subset for Probability Value 0.05 Duncan
1 2 3
Yellowc 32 15.76 4.75 23.16 0.00 15.76 f, e, g, a > b > c
Orangeb 32 21.08 4.38 21.08 21.08
Greend 32 22.47 3.04 22.47 22.47 22.47
Reda 32 23.32 2.83 23.32
Purpleg 32 23.51 2.35 23.51
Bluee 32 23.52 2.66 23.52
Navyf 32 23.53 2.57 23.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