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종류의 재난이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히는 대형 재난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1). 이러한 재난은 더 이상 국가 정부만의 문제는 아니며, 민간 부문과의 협력은 필수적이다(2). 그러므로 정부는 재난으로 발생하는 국가 재정 부담을 줄이고 도울 수 있는 민간과 협업할 수 있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3). 민간의 재난관리 부문은 자원 및 기술적 역량을 제공함으로써 재난대응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2). 재난관리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정부와 민간 부문 간의 협력체계 구축은 재난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4).
소방의 의용소방대는 대표적인 민간으로 구성된 재난대응 조직으로서 지역사회에서 재난대응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5). 의용소방대는 재난이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있을 때 소방공무원을 지원하여 지역 안전을 지키는 역할을 수행한다(6). 특히, 화재나 기타 재난 상황에서 신속하게 인명을 구조하고 피해 최소화에 기여하고 있다(7). 또한, 지역사회 기반의 화재 및 재난관리, 자연재해의 예방, 생존 및 복구 등에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5).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로 인한 집단의 특성에 따라 피해의 정도와 양상은 불평등하게 나타날 수 있다(8). 집단의 특성 중에서도 대표적으로 인종, 성별, 경제적 수준 등에 따라 정부의 특별한 보호와 지원이 필요한 계층이 존재한다(9,10). 예를 들어, 저소득층은 재난 대비 및 복구 자원이 부족하여 더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으며(8), 재난과 관련한 사회적인 네트워크가 없거나 부족한 경우에도 큰 피해를 겪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1). 이처럼 재난 발생 시 피해가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는 집단을 문헌에서는 재난 취약계층이라고 정의하였으며, 이들은 이동의 어려움, 정보 접근의 제한, 경제적 자원의 부족 등으로 인해 재난에 대한 대처가 어려운 실정이다(12). 따라서 재난으로 인한 취약계층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난관리 및 정책 수립 시 사회적 취약계층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13,14).
그러나 재난 피해에 대한 불평등을 감소시키고 재난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국내의 재난 관련 연구는 대부분 취약계층을 고려하지 않은 일반적인 재난관리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취약계층이나 재난 불평등과 관련한 세부적인 콘텐츠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15-17).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의용소방대가 인식하는 재난 취약계층의 재난불평등 실태와 개선방안을 제시함으로써, 향후 재난취약계층을 위한 정부의 재난관리 정책에 있어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2. 연구방법
2.1 연구 설계
재난취약계층의 재난불평등 실태와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과정은 Figure 1과 같다. 재난불평등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양적연구와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질적연구가 혼합된 연구이며 연구 목적에 필요한 문헌고찰을 시행 후 첫 번째 단계로, 의용소방대원을 대상으로 재난취약계층의 재난불평등에 대한 인식조사를 수행하였다. 두 번째 단계로는 인식조사 결과에 대한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재난 관련 전문가 집단의 의견이 반영된 질적연구를 수행하였다.
2.2 연구 대상 및 방법
첫 번째 양적연구 단계에서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의용소방대원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연구대상자의 표본수 산출은 G*Power (V.3.1.9.7) program을 사용하였다. 지역사회 재난 예방과 대응 대책에 대한 문제 인식, 재난대응 프로그램 및 문제인식, 재난리더와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등 변수들의 분석에 필요한 효과크기는 0.30, 유의수준 0.05, 검정력 0.80으로 계산 시 연구대상자는 84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미응답 및 불성실한 응답률을 고려하여 추가적으로 20%가 반영된 101명을 표본으로 산출하였다.
두 번째 질적연구 단계에서는 양적연구 결과를 객관화시키기 위해 민⋅관이 참여한 전문가집단을 구성하여 자문회의(focus group interview, FGI)를 실시하였으며, 대상자로는 소방기본법에 의한 소방안전교육사협회 임직원 1명, 재난현장 경력 10년 이상의 소방대원 1명, 현재 재난 관련 정부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방재사무관 1명, 의용소방대의 임원 1명 등 총 4명으로 구성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소방조직, 관공서, 민간 등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의견이 심도 있게 반영되도록 전문가 집단 자문회의 최소 권고 인원인 4명(18)을 대상으로 설계하였다.
2.3 연구 도구
2.3.1 1단계 의용소방대 인식조사 관련 문항
1단계 설문 도구 중 인구학적 특성을 제외한 모든 문항은 연구진이 Lee와 Kang(19)의 선행 도구를 참고하여 소방관의 재난대비 인식 및 역량, 재난교육 요구도를 의용소방대의 실정에 맞게 수정⋅보완하였으며, 세부 문항은 Table 1과 같다.
Table 1
Questions Related to the Volunteer Fire Brigade Awareness Survey
설문 도구의 타당도 검증을 위해 소방공무원 중 의용소방대를 담당하는 1인을 포함한 5명에게 설문 도구의 타당도를 검증받았으며, 5명 모두가 합의한 설문 문항만 활용하였다. 설문에 활용한 총 문항은 36문항이었으며, 세부적으로 인구학적 특성은 성별, 연령, 총 거주기간, 최종학력을 활용하였으며, 직무 관련 특성으로는 소속부서, 근무 기간을 조사하였다. 지역사회 재난 예방과 대응 대책에 대한 문제인식과 관련한 문항은 총 10문항을 사용했으며 이 문항들은 동일한 개념을 일관되게 측정하는 신뢰도를 나타내기 위해 Cronbach’s α 계수를 사용해 검증하였다. 그 결과 신뢰도 계수 0.77로 나타나 비교적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지역사회 재난취약계층 재난예방 및 대응프로그램, 인프라에 대한 문제인식과 관련한 문항은 3문항이었고, 재난 종류별 심각도 10문항(Cronbach’s α = 0.9), 재난취약계층 대상 및 재난리더 요구도 관련 문항은 7문항이었다.
2.5 분석 방법
수집된 자료는 통계 소프트웨어 R (version 4.4.1)을 통해(유의수준 0.05) 분석하였으며, 구체적인 분석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상자의 인구학적 특성 및 매뉴얼 유⋅무에 따른 재난취약계층 종류, 재난 교육 종류, 인프라 종류, 주민 재난 리더 관련 문항에 대해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 등 기술통계를 산출하였다.
둘째, 매뉴얼 유⋅무에 따른 재난 종류별 재난대책에 대한 인식 정도와 인프라가 있다고 응답한 대상군에서 응답 결과의 차이를 t-test로 분석하였다.
셋째, 대상자의 재난 종류별 심각도 인식에 대한 평균 및 표준편차를 시각화하여 산출하였다.
넷째, 매뉴얼 보유 여부가 재난취약계층 인프라 구축 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활용하였다.
다섯째, 2단계 질적연구의 결과는 녹취된 자료를 필사하여 Giorgi(20)의 현상학적 연구방법에 따라 의미를 구분하고 부호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3. 연구 결과
3.1 1단계 연구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은 Table 2와 같다. 연구 대상자 101명 중 성별은 남성 62명(61.4%), 여성 39명(38.6%)이었으며, 연령은 평균 48.8세(± 8.4)이었다. 학력별로는 고등학교 졸업 이하 40명(39.6%), 전문학사 15명(14.9%), 학사 36명(35.6%), 대학원 이상 10명(9.9%)으로 고등학교 졸업 이하와 학사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의용소방대 소속 부서로는 방호부 47명(46.5%), 총무부 23명(22.8%), 지도부 18명(17.8%), 기타 13명(12.9%) 순으로 나타났다. G시 거주기간은 평균 22년 9개월(± 13년 1개월)이었다. 의용소방대원으로서 경력은 평균 6년 9개월(± 5년 7개월)이었다.
Table 2
General Characteristics of Study Participants(N = 101)
Item | Category | N | % | Mean | ± SD* | Median |
---|---|---|---|---|---|---|
Gender | Male | 62 | 61.4 | |||
Female | 39 | 38.6 | ||||
Age | 101 | 100.0 | 48.8 | 8.40 | 50.0 | |
Level of Education | At Least a High School Diploma | 40 | 39.6 | |||
Associate Degree | 15 | 14.9 | ||||
Bachelor | 36 | 35.6 | ||||
Over Master Degree | 10 | 9.9 | ||||
Volunteer Firefighter Department | Protective Services Division | 47 | 46.5 | |||
Leadership Division | 18 | 17.8 | ||||
Administrative Division | 23 | 22.8 | ||||
Other Departments | 13 | 12.9 | ||||
The Duration of Residence in Goyang City (Month) | 101 | 100.0 | 273 | 157 | 252 | |
Volunteer Firefighter Experience (Month) | 101 | 100.0 | 81.1 | 67.0 | 60.0 |
3.2 주민 참여형 재난 네트워크
매뉴얼 보유 유⋅무에 따른 주민참여형 재난 네트워크와 관련한 인식 조사 결과는 Table 3과 같다. ‘의용소방대가 인식하는 재난취약계층 유형’의 응답 결과에서는 매뉴얼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노인 집단(64.4%)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Table 3
Items on Community-Based Disaster Network Participation (N = 101)
‘주민 재난 리더를 양육하기 위한 전문교육기관’에 대한 응답 결과에서는 매뉴얼이 있다고 응답한 군은 소방서(42.5%)가 가장 높았고 없다고 응답한 군은 외부 교육전문업체(29.5%) 및 재난교육전문가(29.5%) 기관으로 나타나 매뉴얼 유⋅무에 따른 두 군의 결과에서 차이를 보였다.
‘협력체계 구축 필요성’에서는 매뉴얼 유⋅무에 상관없이 응답자 대부분이 그렇다(51.5%) 또는 매우 그렇다(44.6%)고 답하여 협력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긍정적인 결과로 나타났으며, ‘협력체계 구축에 필요한 사항’으로는 의용소방대 확대가 두 군 모두 가장 높게 나타났다(44.6%).
‘주민 재난 리더 참여의향’에 관한 질문에는 응답자 대부분이 그렇다(54.5%) 또는 매우 그렇다(39.6%)고 답해 높은 참여 의사를 보였다.
3.3 재난 대책에 대한 인식 정도
매뉴얼 보유 유⋅무에 따른 재난 대책과 관련한 인식 정도의 결과는 Table 4와 같다.
Table 4
Comparison of Disaster-Related Perceptions Based on the Presence of a Manual (N = 101)
Item | Lack of Manual Mean (SD***) | Existence of a Manual Mean (SD) | P-value |
---|---|---|---|
Disaster Countermeasures | 3.03 (1.00) | 3.75 (0.84) | < 0.001** |
Roles in Disaster Situations | 3.46 (0.98) | 4.15 (0.80) | < 0.001** |
Disaster Medical Assistance Team | 2.48 (0.98) | 3.18 (1.20) | < 0.05* |
Triage | 2.64 (1.11) | 3.33 (1.05) | < 0.05* |
Disaster Law | 2.98 (0.94) | 3.83 (0.81) | < 0.001** |
Crisis Awareness | 3.44 (0.89) | 3.55 (0.93) | 0.600 |
Disaster Severity | 3.34 (0.98) | 3.25 (1.01) | 0.600 |
Disaster Activities | 3.26 (0.95) | 3.70 (0.88) | < 0.05* |
Interest in Disasters | 3.20 (0.93) | 3.65 (0.86) | < 0.05* |
Efforts Toward Disaster Preparedness | 3.05 (0.80) | 3.55 (0.96) | < 0.05* |
재난 대책별 인식 정도에 대한 매뉴얼 유⋅무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결과, 매뉴얼의 존재 여부가 재난 대책에 대한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p < 0.001 또는 p < 0.05). 구체적으로, 재난 대책, 재난 발생시 역할, DMAT, 중증도 분류, 재난 관련 법, 재난 관련 활동, 재난에 대한 관심, 노력 항목에서 모두 매뉴얼이 있는 군과 없는 군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p < 0.001 또는 p < 0.05).
3.4 재난에 관련한 인식 정도
재난에 관련한 인식 정도 결과에서는 인프라가 있다고 응답한 대상군 27명만으로 매뉴얼 유⋅무에 따른 차이를 Table 5와 같이 분석하였다. 그 결과, 화재의 심각성에 대한 결과로 매뉴얼이 없는 집단에서 4.1점(± 1.7점)으로 나타났으며, 매뉴얼이 존재하는 집단에서는 4.6점(± 0.7점)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나타냈다(p < 0.05). 지진에서도 매뉴얼이 없는 집단이 3.3점(± 0.8점), 있는 집단이 4.0점(± 1.1점)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며(p < 0.05), 폭발 대비 인식에서는 매뉴얼이 없는 집단이 3.4점(± 0.8점), 매뉴얼이 있는 집단이 4.0점(± 1.0점)으로 차이를 보였다(p < 0.05). 따라서 매뉴얼의 유⋅무가 대상군에서 사회적 재난인 폭발뿐만 아니라 지진과 같은 자연재난에 대한 심각성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Table 5
Differences in the Presence of Manuals Among Respondents Reporting Existing Infrastructure (N = 27)
Item | Lack of Manual Mean (SD**) | Existence of a Manual Mean (SD) | Statistic | P-value |
---|---|---|---|---|
Disaster Awareness | 3.3 (1.1) | 3.6 (1.1) | -0.901 | 0.377 |
Disaster Severity | 3.2 (1.1) | 3.3 (1.1) | -0.382 | 0.706 |
Typhoon | 4.2 (1.1) | 4.0 (0.9) | -0.448 | 0.659 |
Flood | 3.8 (0.9) | 4.1 (0.8) | -1.121 | 0.274 |
Heavy Snow | 3.6 (0.9) | 3.8 (0.9) | -0.725 | 0.476 |
Thunder Stroke | 3.2 (0.7) | 3.5 (1.1) | -1.237 | 0.225 |
Traffic Accident | 4.0 (0.9) | 4.1 (0.8) | 0.302 | 0.765 |
Fire | 4.1 (0.7) | 4.6 (0.7) | -2.118 | < 0.05* |
Earthquake | 3.3 (0.8) | 4.0 (1.1) | -2.213 | < 0.0* |
Yellow & Fine Dust | 4.1 (0.5) | 4.3 (0.7) | -1.102 | 0.279 |
Collapse | 3.5 (1.0) | 4.0 (0.8) | -1.483 | 0.154 |
Explosion | 3.4 (0.8) | 4.0 (1.0) | -2.057 | < 0.05* |
3.5 매뉴얼 보유 유⋅무에 따른 인프라 구축 가능성의 결과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인프라 구축 여부가 자체 매뉴얼 보유 유⋅무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하였다. 로지스틱 회귀분석은 종속 변수가 이항(binary)일 때 사용하는 통계 기법으로, 본 연구에서는 예측 변수들이 인프라 구축 가능성에 미치는 영향을 계수(odds ratio)로 나타냈다. 연구대상자 101명 중 매뉴얼을 보유하지 않은 61명(60.4%)과 보유하고 있다고 응답한 40명(39.6%)에 대한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는 Table 6과 같다.
Table 6
Logistic Regression Analysis Results on Infrastructure Development for Vulnerable Groups Based on the Presence of Internal Manuals(N = 101)
Result | Infrastructure Development for Vulnerable Groups in Disasters | |
---|---|---|
N (%) | OR (95% CI) | |
Presence of Internal Manuals | ||
None | 61 (60.4) | Reference |
Exist | 40 (39.6) | 8.58 (2.75-26.67) |
분석 결과, 자체 매뉴얼을 보유한 응답자들이 보유하지 않은 응답자들에 비해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할 확률이 8.58배 높았다(OR: 8.58, 95% 신뢰구간 CI: 2.75-26.67).
3.7 전문가 집단 회의 결과
2단계 전문가 집단이 참여한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개선방안의 결과에서는 Table 7과 같이 ‘재난 취약계층의 이해’, ‘의용소방대의 역할’, ‘재난취약계층 대상 법제도 및 매뉴얼 개선 필요성’ 등 총 3가지 주제와 9가지 하위주제로 분석되었다. ‘재난 취약계층의 이해’와 관련해서는 경제적으로 사각지대에 있어 제약이 있는 계층, 신체적⋅정신적 결함에 따라서 재난별로 취약계층의 분류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Table 7
Focus Group Interview Result
‘의용소방대의 역할’에 관한 결과에서는 의용소방대원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으로는 노인으로 판별하였으며,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의용소방대 업무 범위 및 인력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는 결과가 모아졌다.
‘재난취약계층 대상 법제도 및 매뉴얼 개선 필요성’의 결과에서는 재난 취약계층에 특화된 대책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개선 방안으로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에 대해 신체 특징 반영, 재난 단계별 매뉴얼 차별화 필요성, 안전문화진흥을 위한 대책 강구 등 다양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근본적으로 의용소방대에서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이 필요할 것이며, 강사 자격에 대한 자격증을 부여하는 등의 법제화 필요성에 대해서 결과가 도출되었다.
4. 고 찰
본 연구는 재난 발생 시 소외되고 있는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의용소방대의 인식을 조사하고, 재난 전문가를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매뉴얼 유⋅무에 따른 재난 인식 정도의 차이를 분석한 결과, 매뉴얼의 존재 여부가 재난 대책에 대한 인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난취약계층과 관련하여 매뉴얼 보급이 필수적임을 시사하며, 자체 매뉴얼의 보유가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인프라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의용소방대와 관련한 연구에서는 의용소방대라는 조직 활성화를 위한 방안(21,22), 법제도 개선방안(23), 발전 전략에 대한 내용 등에 대해서 논의가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의용소방대가 인식하는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재난 불평등에 대해서 다뤘으며, 전문가 집단 자문 회의를 통해 의용소방대의 업무 범위 확대, 인력 확대 및 법제화, 다른 시민단체와의 연대 등 개선 방안을 도출하였다.
의용소방대는 지역사회에 살고 있고 재난취약계층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집단으로, 재난 대응 인력으로 일정 수준의 교육 수준을 갖추었다. 따라서 재난불평등 해소를 위해 의용소방대의 인력을 확대하고, 재난 취약계층의 재난 리더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자격 제도를 통해 전문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재난과 같은 소방활동현장에서 의용소방대를 확대하여 소방 대응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선행 연구가 있었다(24). 이는 재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의용소방대의 확대가 필수적임을 보여주며, 본 연구에서 나타난 재난전문가 집단 자문 회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또한, Kim 등(25)은 의용소방대는 참여 동기, 인정 및 보상이 활동 만족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도 의용소방대가 재난 취약계층의 재난 대응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법제도를 강화하여 참여 동기를 고취시킬 필요성이 있겠다.
1⋅2단계 연구 결과, 재난취약계층의 주요 집단을 노인으로 선정할 필요성이 도출되었는데,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기에 사회현상에 따른 자연스런 결과로 해석된다(26). 의용소방대원을 대상으로한 1차 설문 조사 결과, 화재, 황사 및 미세먼지, 교통사고 순으로 재난 심각도에 대한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기술이 발달하면서 교통사고와 같은 사회적 재난이 증가했다고 보고되었다(27). Daniell 등(28)에서는 19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약 100개의 주요 지진이 약 93%의 사망자를 발생시켰으며 화재, 폭발 등의 2차 피해도 발생시켰음을 밝혔다. 본 연구에서는 매뉴얼 유⋅무에 따른 화재, 지진, 폭발의 심각도가 유의미하게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우리나라의 선행 연구에서도 교통사고, 화재 순서로 재난 발생 빈도와 이로 인한 인명 피해 규모, 재산 피해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29). 그리고 미세먼지의 경우에서도 심각한 고농도 조건에도 경계나 심각 단계의 발령 조건이 높게 설정되어 폭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과소하게 발령되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했다(30). 이런 결과를 통해 자연재난뿐만 아니라 사회적 재난에 대한 대책 확대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의용소방대의 재난대책 인식에 대해서 Lim 등(31) 논문에서는 의용소방대원들의 지역 내 재난 발생에 대한 위기감 수준, 지역 내 재난 발생에 대한 심각함에 대해 질문하였을 때, 대체로 ‘보통’으로 응답한 경우가 많았다. 본 연구에서도 위기감 수준, 심각함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응답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Byun 등(32) 연구에서 재난 취약계층의 행동 특성을 반영하여 유형별 지원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또한, 효율적인 재난약자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민간 조직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였다. 이는 의용소방대뿐만 아니라 자율방재단 등의 시민단체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본 연구의 결과는 매뉴얼의 존재가 재난대응과 관련된 인식 수준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하며, 재난 대비에 있어 매뉴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자체 매뉴얼 보유가 재난 취약계층에 대한 인프라 구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재난 대비와 대응 등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겠다.
후속 연구로 의용소방대가 재난 취약계층 중 노인 대상 재난 리더로서 교육 및 훈련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재난 리더로서의 의용소방대원 설치 및 운용 사항과 관련된 법제도 개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도 요구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으로는 일개 지역의 의용소방대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행하였기 때문에 결과를 일반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겠다. 또한, 재난은 자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경험과 인식에 대한 편차가 높을 것으로 생각되며, 의용소방대원들의 연차와 직책이 다양하고, 별도의 생업에 종사하면서 봉사의 개념으로 의용소방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응답 결과를 해석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다. 본 연구는 비교적 도심권의 의용소방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기 때문에 해안가, 농촌, 산업단지 등 지역의 특성에 따라 재난의 발생 유형과 인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5. 결 론
본 연구는 재난 취약계층의 재난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지역 주민이자 소방서에 소속된 의용소방대를 중심으로 인식조사를 시행하고 재난 관련 전문가집단 자문회의를 통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하였다.
첫째, 의용소방대원이 인식하는 주요 재난 취약계층은 노인으로 나타났으며, 전문가 집단 역시 의용소방대원이 주력할 재난 취약계층으로 노인집단을 지목하였다. 둘째, 매뉴얼 유⋅무에 따른 재난 인식도와 인프라 구축에 대한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났으며, 이를 통해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재난대책 방안에서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셋째, 재난 취약계층의 재난 리더로서 의용소방대원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의용소방대의 업무 확대가 필요하며, 재난 취약계층을 의용소방대가 교육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교육과 교육 강사에 대한 자격을 부여하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