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효과
The Mediating Effect of Acceptance in the Relationship Between Resilience an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Symptoms in Firefigh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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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본 연구는 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과의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효과를 검증함으로써 소방공무원들의 심리적 유연성 향상과 마음건강 자료에 활용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소방청 및 전국의 주요 17개 시도 기관 소방공무원 212명을 대상으로 PTSD, 회복탄력성, 수용에 대한 설문을 실시했다. 본 연구에서는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과의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효과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SPSS process macro의 Model 4를 활용했다. 비동의, 중복과 누락된 문항이 많거나 무성의하게 응답한 50명을 제외한 162명의 설문을 분석한 결과, 수용은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과의 관계에서 매개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결과는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닌 소방공무원들이 PTSD 증상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경험에 대한 수용이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소방공무원의 PTSD 예방 및 증상관리를 위한 수용 강화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 정책에 대한 고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Trans Abstract
This study aimed to improve the psychological flexibility of firefighters and use it in mental health data by verifying the mediating effect of acceptance on the relationship between firefighter resilience an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symptoms. A survey was conducted on PTSD, resilience, and acceptance among 212 firefighters from the National Fire Agency in 17 major cities and towns nationwide. The SPSS Process Macro model 4 was used to investigate the mediating effect of acceptance in the relationship between resilience and PTSD symptoms. After analyzing the questionnaires of 162 individuals, excluding 50 who disagreed, had many duplicate and omitted questions, or responded carelessly, it was confirmed that acceptance had a mediating effect in the relationship between resilience and PTSD symptoms. These results suggest that resilience increases acceptance, and as acceptance increases, PTSD symptoms decrease, thereby increasing the likelihood of alleviating PTSD symptoms. Therefore, future research should develop programs to strengthen acceptance and policies to prevent and manage PTSD among firefighters.
1. 서 론
1.1 연구대상 및 절차
소방공무원은 직업 특성상 근무 중에 참혹한 교통사고 및 대형화재 등에 빈번히 출동하여, 사망자와 중증 부상자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간접적 외상에 따른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증상을 호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 PTSD는 외상사건 경험 후에 겪게 되는 심리적인 반응과 고통으로 침습, 회피, 과각성, 수면장애, 정서적 마비, 해리증상 등을 포함한다(2). 또한 외상사건을 직접 경험하는 것뿐만 아니라 목격하는 경우에도 PTSD 증상이 생길 수 있으며, 생명의 위협이나 심각한 신체적 상해의 위협을 느낄 만큼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게 되면 그 사건이 종료되었음에도 오랜 기간 피해자에게 영향을 미친다(2). 2023년 소방공무원 마음건강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6.5%가 PTSD를 겪고 있으며, 이는 일반인의 1.6%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1). 소방공무원은 각종 응급상황마다 인명구조, 응급처치를 수행하며 국민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직업군이다(3). 따라서 소방공무원의 PTSD 문제는 이들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민 전체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Skovholt와 Trotter-Mathison(4)은 PTSD 증상의 보호요인 중에서 예방을 위한 중요한 변인으로 회복탄력성(resilience)을 보고했다(5). 회복탄력성은 다시 튀어 오르거나, 되돌아온다는 라틴어 ‘resilire’에서 유래한 단어로(5) 자신에게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며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성장하는 능력을 말한다(6). 이는 역경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혹은 역경의 상황때문에 오히려 더 긍정적인 적응과 성장을 이루어 내는 역동적인 과정(7)으로서 참혹한 재난 현장을 반복적으로 쉼 없이 직면해야 하는 소방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5). Ong 등(8)의 연구에서는 재난뿐만 아니라 일상의 스트레스에서도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스트레스의 회복력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 요인의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키기 때문에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더 건강한 것으로 확인되었다(4). 다른 연구에서도 회복탄력성은 스트레스 사건의 부정적 영향으로부터 빠른 회복 및 긍정적 정서를 촉진시켜 소방공무원의 PTSD 증상을 감소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9,10).
외상 사건 이후 경험하는 다양한 심리적 반응에 대하여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는 수용의 태도는 소방공무원에게 중요한 내적 요소라 할 수 있다(11). 수용을 하게 되면 자신에게 위협적으로 지각 되었던 상황들이 실제로 그렇게 위협적이지 않게 된다(12). 수용(acceptance)이란 사건의 빈도나 형태를 변화시키려고 시도하지 않은채 생각 및 감정 등의 심리적 고통을 유발시키는 사적 사건(private events)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13). 다수의 연구에서 PTSD 증상의 부정적인 경험 반응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잘 받아들이게 되면 상황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12,14-16). 현재까지 소방공무원의 수용과 PTSD 증상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나, 외상 경험자들의 수용은 PTSD 증상을 예방하고 발생률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7). 또한 수용은 개인이 자신이 처한 역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데 도움을 주며, 외상 환자의 회복을 촉진시킬 뿐만 아니라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18,19). 이렇듯, 수용은 PTSD 증상 발현을 억제하거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내적 역량을 키우는 중요한 변인임을 시사한다(19,20).
한편, 외상 사건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이 PTSD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개인의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자신의 경험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결과적으로 PTSD 증상을 감소시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확인되었다(21-23). 또한, 수용은 최근 회복탄력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24). 실제로 각종 사고 피해자(교통사고, 추락사고, 폭력 등)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 간의 관계에서 유의한 매개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7).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회복탄력성과 수용은 정적 상관관계가 있었고, PTSD 증상은 회복탄력성과 부적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7). 이처럼 수용은 회복력 요인(resiliency factor)의 핵심 요소로 분류되며(19), 회복탄력성과 함께 PTSD 증상을 감소시키는 주요한 심리적 요인일 가능성이 높다.
소방공무원은 직업 특성상 일반인과 달리 자신뿐만 아니라 가까운 동료의 사고나 참혹한 재난 현장을 반복적으로 목격한다. 그러나 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이 PTSD 증상에 이르는 경로에서 수용의 매개 역할에 대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 간의 관계에서 수용이 매개할 것을 가정하며 이를 검증하고자 한다. 연구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Figure 1과 같이 연구모형을 설정했다.
2. 연구방법
2.1 연구대상 및 절차
본 연구는 소방청 및 전국 17개 시도의 소방공무원 중 연구에 참여를 희망하는 자를 대상으로, 눈덩이 표집 방법을 활용하여 2023년 5월 한 달간 온라인 설문조사(Google form)를 실시했다. 연구대상자는 설문 절차와 예측되는 부작용, 설문참가에 따른 보상 등에 관한 구체적인 안내를 받고, 연구 참여 동의서와 연구설문지를 작성했다. 설문 응답자 212명 중 비동의 4명, 중복과 누락된 문항이 많거나 무성의하게 응답한 46명을 제외한 162명의 설문을 분석에 사용했으며 설문 소요시간은 20 min 정도였다. 연구대상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대한 자료는 Table 1과 같다. 전체 162명 중 남성이 148명(89.2%)이며, 평균연령은 43세(SD = 10.1)였다. 연령별로는 50대가 57명(35.1%)으로 가장 많았고, 직무는 화재진압이 68명(41.9%), 직급은 소방위가 50명(30.1%), 근무형태는 3교대가 104명(62.7%), 근로환경은 ‘만족한다’가 115명(69.3%)으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 연구는 연구자가 소속되어 있는 대전광역시 소재 대학교 생명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은 후 실시했다(202303-SB-032-01).
2.2 측정도구
2.2.1 회복탄력성(K-CD-RISC)
회복탄력성을 측정하기 위해 Connor와 Davidson(5)이 개발하고 Lee 등(24)이 번안 및 타당화한 한국형 회복탄력성 진단 척도(K-CD-RISC) 25문항을 사용해 측정했다. K-CD-RISC 척도의 하위 요인은 강인성(9문항), 인내력(8문항), 낙관성(4문항), 지지(2문항), 영성(2문항)으로 문항은 5점 Likert 척도 ‘전혀 그렇지 않다(0점)’에서 ‘거의 언제나 그렇다(4점)’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의 범위는 0-10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회복탄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의 K–CD-RISC의 내적일치도 계수(Cronbach’s α)는 0.93 이었다.
2.2.2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 척도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을 측정하기 위해 Foa(25)등이 개발하고 Ahn(26)이 번안 및 타당화한 외상 후 스트레스 진단 척도(posttraumaticstress diagnosis scale, PDS) 17문항을 사용해 측정했다. PDS 척도의 하위 요인은 재경험(5문항), 회피(7문항), 증가된 각성 반응(5문항)으로 문항은 4점 Likert 척도 ‘전혀 그렇지 않다(0점)’에서 ‘일주일 5번 이상 그렇다(3점)’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의 범위는 0~51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의 PDS의 내적일치도 계수(Cronbach’s α)는 0.92 이었다.
2.2.3 수용 행동 질문지-Ⅱ
수용 행동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Bond(27)등이 개발하고 Heo 등(28)이 번안 및 타당화한 수용 행동 질문지-Ⅱ (acceptance and action questionnaire-Ⅱ, AAQ-Ⅱ)를 사용해 측정했다. AAQ-Ⅱ는 총 10개 문항이 단일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문항은 7점 Likert 척도 ‘전혀 그렇지 않다(0점)’에서 ‘항상 그렇다(6점)’로 구성되어 있다. 총점의 범위는 0~60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수용의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의 AAQ-Ⅱ의 내적일치도 계수(Cronbach’s α)는 0.85이었다.
2.3 자료분석
본 연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WIN 26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분석했다. Cronbach’s α 계수를 산출하여 측정도구 신뢰도 검증을 했다. 연구 대상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를 이용한 분석을 실시했다. 대상자의 수용, PTSD, 회복탄력성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s로 분석했다.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의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Hayes(29)의 SPSS macro 프로그램 process를 활용했고, process 분석 방법 중 Model 4를 이용했다. 회복탄력성에 대한 유의성의 검증을 위해 bootstrapping을 사용했다.
3. 연구결과
3.1 회복탄력성, 수용, PTSD 증상 간 상관관계
회복탄력성, 수용, PTSD 증상 간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Table 2와 같다. 회복탄력성은 수용(r = .339 p < .001)과 유의한 정적 상관관계를 보였고, PTSD 증상(r = -.261, p < .001)과는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보였다(Table 2). 또한 수용은 PTSD 증상(r = -.361, p < .001)과 유의한 부적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회복탄력성과 수용이 높을수록 PTSD 증상의 수준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3.2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의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효과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의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SPSS의 process macro Model 4를 활용했다. 또한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bootstrapping(30)을 사용했다. 검증 결과 회복탄력성은 수용(β = .13, t = 4.56, p < .001)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며, PTSD (β = -.11, t = -2.26, p < .01)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용은 PTSD (β = -.12, t = -3.97, p < .001)에 부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검정 결과는 다음의 Table 3에 제시했다.
매개효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해 bootstrapping(30)을 사용했다. 회복탄력성이 수용을 경유하여 PTSD 증상에 이르는 경로의 부분매개를 10,000번 반복추출하여 bootstrapping을 실시했고 분석결과는 Table 4와 같다.
본 연구에서 매개효과 분석의 통계적 모형은 Figure 2와 같다. 매개효과의 검증결과 회복탄력성에서 PTSD로의 직접효과(β = -.11)가 직접효과와 간접효과를 합한 총효과(β = -.18)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또한 회복탄력성과 PTSD의 관계에서 수용이 매개하는 경로의 간접효과는 bootstrapping의 상한값과 하한값 사이에 0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간접효과 95% 신뢰구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β = -.07, 95% CI[-.17, -.02]).
4. 논의 및 결론
이 연구는 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과의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전국의 주요 17개 시도 기관 소방공무원 16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소방공무원의 수용은 회복탄력성과는 유의한 정적 상관을, 수용과 PTSD 증상 및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 간에는 부적 상관을 나타냈다. 선행 연구에서 수용이 회복탄력성의 주요 요소임을 강조했는데(31),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수용과 회복탄력성 사이 유의한 정적 상관은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라 볼 수 있다. 또한, 본 연구의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 및 수용과 PTSD 증상 간에 유의한 부적 상관이 존재한다는 결과는 선행연구 결과와 일치한다(11,32,33). 이와 관련해서, Konvisser(34)는 회복탄력성이 높은 사람이 인지 및 정서적 처리 과정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뿐만 아니라 더 희망적이고 창의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Hwang(11)은 소방공무원의 트라우마 경험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로 이어지지 않고 외상 후 성장(post-traumatic growth)으로 발전하는 데 무조건적 자기수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본 연구 결과와 종합해 보면,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이는 개인이 외상적 사건에 대한 정서적 처리과정에 더 수용적 태도로 임할 때 PTSD 증상을 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참혹한 재난현장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소방공무원의 수용과 회복탄력성 모두 PTSD 증상 완화 과정에 주요한 작용을 하는 요소임을 의미한다.
둘째, 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과 PTSD 증상 간의 관계에서 수용이 유의한 매개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결과는 높은 회복탄력성을 지닌 소방공무원들이 PTSD 증상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부정적 경험에 대한 수용이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의 회복탄력성이 높을수록 자신의 경험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결과적으로 PTSD 증상을 덜 경험하게 된다는 선행연구와 일치한다(17). 또한 외상 경험 후 회복과정을 경험의 수용이 촉진시키며 이로 인해 PTSD 장애의 발생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와도 맥을 같이 한다(35). 여러 선행연구에서 개인의 기질(trait)에 가깝다 평가받는 회복탄력성은 개인이 외상적 혹은 높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을 경험했을 때 이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이겨낼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17). 이러한 회복탄력성을 통해 부정적 경험을 성공적으로 이겨내기 위해선 사건을 객관적으로 인지한 뒤, 사건 자체를 변화시킬 수 없음을 인정하며, 또한 물리적 경험과 심리적 경험을 분리하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는 수용이 포함하는 3가지 핵심 과정, 즉 상황을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것,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욕구를 버리는 것, 물리적 경험과 심리적 경험을 서로 분리하는 것에 해당한다(36). 이러한 과정은 개인이 외상적 사건에 대한 자신의 심리적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으로 부정적인 사적 경험의 물리적 빈도를 줄이는 것이 아닌, 그 부정적인 경험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게 됨으로써 상황들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11,37).
본 연구 결과는 높은 회복탄력성을 보이는 소방공무원의 PTSD 증상 완화를 도모할 때, 변화 가능한 수용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함을 시사한다. 현재 소방공무원은 근무 교대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스트레칭 등 이완운동을 통해 신체적인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신체적인 유연성뿐만 아니라 심리적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수용을 증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PTSD 증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38). 한편, 소방공무원은 업무 특성상 위험성, 긴급성, 중요성, 불확실성이 상시 존재하며, 출동대기 상황에서 긴장과 불안이 높게 존재하고 있다(39). 결과론적으로 현장 출동 전후 경직되어 발생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수용적 태도를 증진시킬 수 있는 자가관리기능의 콘텐츠 개발과 보급이 소방공무원의 PTSD 증상 감소에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본 연구의 한계와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는 참여자 표본이 크지 않아 연구 결과를 소방공무원 전체로 일반화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후속연구에서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대상의 표집을 더 확대하고 세분화하여 진행할 필요가 있다 둘째, 본 연구에서 남자가 148명, 여자가 14명으로 남녀 성별의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개인이 호소하는 주요 PTSD 증상에는 성별 차이가 존재하며, PTSD 증상의 하위 영역인 회피⋅마비 증상과 과각성 증상에서 남녀 간의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40). 이는 후속연구에서 연구참여자의 성별 비율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결과는 소방공무원에 대한 횡단연구로, 회복탄력성과 수용, 그리고 PTSD 증상 완화 상관성을 인과관계로 해석할 수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위해, 후속 연구에서는 PTSD 증상을 호소하는 연구대상자에게 외상에 대한 수용을 증진시키는 심리치료 프로그램 진행 후 PTSD 증상 정도의 변화를 비교 연구한다면 더 정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국내외에서 처음으로 소방공무원의 회복탄력성과 PTSD의 관계에서 수용의 매개 효과를 확인한 연구라는 의의가 있다. 소방공무원의 정신건강문제는 국민의 안전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소방공무원 마음건강지원 정책에 심리적 수용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 지원이 시급해 보인다. 따라서 소방공무원의 PTSD 증상을 효과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는 수용을 기반으로 한 후속 연구들을 제언하는 바이다.
후 기
이 논문은 2022학년도 충남대학교 학술연구과제의 지원을 받아 연구되었습니다.